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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평가 받는 이유

by 오후 네시 2023. 1. 20.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고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 화폐 가치는 하락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 예상되면, 사람들은 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상을 찾게 됩니다. 소위 말하는 안전자산입니다. 금이나 달러, 스위스 프랑과 함께 엔화 또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취급합니다. 일본의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엔화가 안전자산인 이유

 

엔화는 시장 상황 변화로 인한 가격 변동이 심하지 않은 시장 리스크, 언제든지 달러로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 리스크, 채무 불이행 걱정이 없는 신용 리스크 측면에서 위험성이 작은 안전자산의 특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대우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배경에는 일본의 경제력과 함께 제로금리의 영향이 큽니다. 금리가 저렴한 일본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나라에 투자하면 별다른 가격 상승이 없어도 최소한 금리 차이만큼 항상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인데요. 이를 '캐리 트레이드'라고 부릅니다. 엔화를 빌려서 투자하면 엔 캐리 트레이드입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단순히 금리가 낮다는 이유뿐 아니라, 엔화의 유동성 리스크가 낮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때는 일본에서 엔화를 대출하여 해외에 달러로 투자하는 '와타나베 부인'이 등장하는 등 일본의 해외투자는 날로 증가하였고 해외 순자산은 계속 커졌습니다. 그리하여 일본의 경기가 좋지 않을 때도 해외 투자로 벌어들인 달러는 계속 일본 국내로 유입되어 엔화 가격이 하락하지 않게 됩니다.

 

일본은 세계적인 제조업 국가이기 때문에 꼭 위와 같은 해외 투자가 아니더라도 장기간 경상수지 흑자가 누적되어 달러 유동성 위기를 겪을 확률이 낮습니다.

 

엔 캐리 트레이드로 인해 엔화가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데다가 30년이 넘는 장기 불황 여파로 아무리 달러를 벌어들여도 일본에서는 사실상 인플레이션이 없습니다. 그래서 엔화 화폐가치가 하락하지 않는 점도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대우받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과거에도 엔화가 언제까지 이러한 국제적 위상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저성장을 오랫동안 지속하고, 그에 따라 일본 정부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어 일본 경제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생기면 엔화의 위상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이런 문제가 터져 나왔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금리 인상인데요. 최근 엔화가 보이는 달러에 대한 약세는 '엔화가 아직도 안전자산이 맞는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선 다음 편(https://5street.tistory.com/98)에서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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